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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숙 생활단식 이야기 (4) 2016-01-28 조회 898


오혜숙 생활단식 이야기 (4) 

 

이런 두 아이의 원인 모를 불치병을 해결해 보고자의학신보와 한의학 신문에 이런 아이를 치료해보신 분은 없느냐고공문도 보내보고 여기저기 용하다는 한의사, 의사와이 병원 저 병원을 다 쫒아 다녔다.가정 살림마저 내 팽개치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서 남들처럼긴 머리 곱게 빗어서 학교에 보내고 싶은 오직 한 마음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절했던 마음으로 다가섰던 나의 바램은 별다른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채 결국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고큰아이는 머리가 솜털에서 좀 자라 2cm 정도 자란 상태에서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학교를 보내 놓고도 마음이 안쓰러워 딸아이가 수업을 하고 있는교실을 가끔 들여다보러 가면 짝꿍 남자 아이가 우리 딸아이옆에 앉는 것을 꺼려한 나머지 의자를 옆으로 빼고 앉을 만큼경계하는 것이 보였다.

 

다른 아이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날 학교에서 짝꿍과 있었던 이야기를 어쩌고저쩌고 하느라정신이 없다고들 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면학교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학교에 다녀오면 방에 들어가서 혼자 책을 보는 것이그 아이 유일한 즐거움이고 낙이었다.

 

지금도 초등학교 1학년이 시험을 보는지 모르겠는데그때는 1학년도 시험을 보았다.

첫 시험에서 모든 과목에 걸쳐 시험을 보았는데 전 과목 올100점을 맞아서상을 타게 되었다. 그 당시 서울의 그 초등학교는 학교 운동장이 좁아서TV를 통하여 조회를 하게 되었는데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상을 타는 모습이전교생에게 중계가 되어 머리카락이 짧은 애가똑똑하고 영리하다는 주목을 받으면서 교내가 발칵 뒤집어지고 난리가 났었다.이를 계기로 딸아이를 놀리던 아이도 줄어들었고선생님이나 동료 아이들도 우리 딸아이를 바라보는편견의 시각이 줄어들게 되었다.

 

그 무렵 작은 아이는 선천성 승모판 기형에 천식에 아토피에 정서발달장애 경계선이라는 진단이 있어 늘 병원을 다니는 것이 내 직업이였다.남편은 대학원에 다닌다고 늘 밤늦게 들어와서 쓰러져 잠만 자고 나가고작은 아이는 밤새 등에서 기침으로 울다 잠들고 나는 편하게 자리에 누워 잠 한번 편하게 자보지도 못하면서이불을 가슴에 끌어안고 아이를 등에 업은 채로 잠드는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작은 아이가 날이면 날마다 병치레를 하면서 지내니큰 아이에게는 관심과 신경을 써줄 여력조차 없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여름 방학 바로 전에 딸아이에게예쁜 분홍색 샌들을 사주었는데 방학 내내 단 한 번도 그 샌들을 신고밖에 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하루는 밖에 나가 놀아라. 혼자 놀지 말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노는데한 아이를 만날 때 마다 표시를 해서 몇 명과 놀았는지바를 정(正)자를 그어서 오라고 놀이터로 보냈는데 점심에 나간 아이가저녁때가 되어도 안 들어오지를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서 놀이터에 나가 보았더니놀이터 그네에 매달려서 딸아이가 혼자 잠들어 있는 거였다.그 딸아이는 친구들과 노는 것이 재미가 없었던 거다.친구들과 마주하게 되면 자꾸 머리카락 없다고, 빡빡머리라고 놀리니까~~지금도 그때 그 순간을 떠올리면 눈물이 난다. 정말이지 그런 두 애들의 모습을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그저 바라만 보고 지켜만 보면서 지내야했던 시절이어떻게 지나갔는지 돌아보기도 싫은 시간이다. 

 

 

  • 이경숙2017-07-30

    에고고 그네에서 잠이 들다니 ㅠㅠ